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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139화
PAYLUA ORIGINAL · 제139화

139화. 보내지 못한 안부의 비용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6,125자

오프라인 책장
“소환 전에 연락했다면, 우체부가 다른 세계까지 갔다는 뜻입니까?” 피코의 질문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곳을 찔렀다. 나는 아침 보고서를 펼치다가 고개를 들었다. “그건 아직 몰라. 연락하려고 연구한 것과 실제로 연락에 성공한 건 다르거든.” “그럼 연락반은 왜 만들었어요?” “그걸 알아보려고 오늘 가는 거야.” 공동 소환 안전연락반의 옛 사무실은 생각보다 초라했다. 마왕성의 붉은 탑이나 천계의 하얀 대리석 건물과 달리, 휴전항 뒤편 창고 사이에 있는 작은 돌집이었다. 안내판도 없어서 우리는 두 번 길을 잃었다. 루시아는 지도에 화살표가 없다는 이유로 화를 냈고, 피코는 옆집 빵집 냄새에 이끌려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피코야, 이쪽이야.” “길을 찾는 동안 빵을 사 오면 효율적이지 않아요?” “효율적이라는 말은 어디서 배웠니?” “도윤 님이 맨날 쓰잖아요.” 나는 반박하지 못했다. 돌집의 관리인은 젊은 인간 남자였다. 그는 오래전 기록을 보관하는 시민단체에서 파견됐다고 했다. 본인 이름은 루온이었다. 초록색 앞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서류실 청소하다가 막 나온 모양이었다. “안전연락반 원본은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계약이 끝날 때 각 기관에 나눠 보냈거든요.” “그럼 여기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예산 결산서, 업무 지침의 공개 부분, 실패 실험 목록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실패 실험 목록은 어떤 기획서보다 믿을 만할 때가 많다. 사람들은 성공하면 기념패를 만들지만 실패하면 원인과 비용을 적는다. 그 기록 속에는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는지 남는다. 우선 공개 예산서를 보았다. 안전연락반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였다. 소환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위험 안내를 준비하고, 소환된 사람이 도착할 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본인이 원하면 귀환 절차를 안내하는 것. 듣기에는 꽤 훌륭한 제도였다. “그런데 왜 폐지됐습니까?” 루온은 실험 목록을 펼쳤다. “이쪽입니다.” 첫 번째 실험은 멀리 떨어진 항구로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었다. 성공했다. 두 번째는 공간 균열에서 들린 신호를 다시 전송하는 것이었다. 실패했다. 세 번째는 외부세계로 보이는 방향에 안내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실험의 결과는 '응답 확인 불가'로 남아 있었다. “그럼 다른 세계에 실제로 도착했다는 증거는 없네요.” “원본 실험 기록만으로는 그렇습니다.” 네 번째 실험에는 이상한 설명이 붙어 있었다. [수신자 없는 안전 알림을 발행하지 말 것. 수신 확인이 없는 자료는 전달 완료로 기록하지 말 것.] 나는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조사하던 자동 동의 문제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누군가 언젠가 도착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그 사람에게 통보했다고 적을 수는 없었다. “그럼 제 소환 열하루 전의 '사전 접수' 기록은 무슨 뜻일까요?” “정확한 항목을 봐야 합니다. 당시에는 예정 상황을 미리 정리하는 시험접수가 많았어요.” 나는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름이 정확히 적힌 기록은 별도로 존재한다. 이 연구가 그 기록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후에는 자료실에 오래된 소리 실험 장비를 테스트하는 수업이 열렸다. 과거의 연락반이 사용하던 장치의 복제품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는 행사였다. 우리는 참관 허가를 받았다. 루시아는 잠깐 나가서 칼 훈련을 하려다가 기록원에게 체험 안전 교육을 부탁받고 자리에 남았다. 교사는 실험용 수정 구슬 앞에서 말했다. “여러분, 이 구슬을 통해 멀리 있는 사람에게 말을 전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가장 먼저 어떤 정보를 보내겠습니까?” 아이 하나가 손을 들었다. “안녕하세요!” “좋아요. 다른 사람?” 피코가 당당히 외쳤다. “사탕 주세요!” 모두가 웃었다. 교사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상대가 사탕을 싫어하면 어떻게 할까요?” “그럼 제가 먹을게요!” 완벽한 결론이었다. 제르칸이 들었으면 '상대가 내 위엄을 싫어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수업을 망쳤을 것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작은 종이 두 장을 나눠 줬다. 하나에는 말한 내용, 하나에는 상대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적었다. 한 아이가 구슬에 '안녕'이라고 말하자 옆방의 구슬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달 확인을 위해 상대방이 손을 들었다. “그럼 같은 사람이 응답한 걸까요?” 교사가 물었다.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사는 다시 물었다. “옆방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대신 손을 들었다면요?” 아이들은 웅성거렸다. 교사는 설명했다. 전달되었다는 것과 의도한 사람이 들었다는 것은 다르다. 들었다는 것과 동의했다는 것도 다르다. 우리는 복잡한 감사보고서에서 쓰던 말을 어린이 수업에서 간단하게 배웠다. 나는 몰트에게 말했다. “나중에 마왕성 직원 교육을 이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요?” “직원들이 어린이 수업이라고 화낼 걸세.” “그럼 이름만 바꾸죠. '고위급 신성계약 위험관리 세미나'.” “참가자가 더 싫어하겠군.” 우리는 조용히 웃었다. 그날 오후 루온이 새로운 지출 내역을 발견했다. 연락반은 마지막 해에 '안내 실패 조사'라는 항목으로 큰돈을 썼다. 원래 예산의 거의 절반이었다. 대부분 문서 보존과 안전한 연락 중단 절차에 사용됐다. “연락에 실패했는데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들었습니까?” 내가 물었다. “실패한 기록을 폐기하지 않고 보존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누군가 실제로 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안내문을 뒷날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요.” “보관 장소는 어디입니까?” “세 군데로 나뉘었습니다. 중립 공관, 공동 보증 회계소, 그리고 제7서고.” 나는 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지난 몇 달 동안 찾았던 장소들이었다. 서로 연결됐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정산표에 나타났다. “그럼 그 한국어 편지도 여기서 왔습니까?” 피코가 물었다. “가능성은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어. 발송 번호와 원본 등록 번호를 대조해야 해.” 루온은 기록 보존 경로를 알려 줬다. 일부는 가상 언어 계정으로 분류된 시험 안내문이고, 일부는 실제 피보호자의 비공개 우편이었다. 둘을 섞으면 안 된다는 규칙도 있었다. 그런데 뒷날 통합 조회 시스템에서는 둘 다 '미발송 통지'로 표시됐다고 했다. “결국 또 화면 문제인가요?” 내가 물었다. “화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로 다른 원본을 어떻게 이관했는지도 봐야겠죠.” 나는 동의했다. 오래된 시스템이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었다. 대부분은 누군가를 살리려고 만들어진 것이었다. 잘못된 구현과 책임을 구분하지 않으면 지금 우리가 새로 만드는 시스템도 언젠가는 똑같은 꼴이 될 것이다. 그날 오후의 마지막 실험은 어린이 수업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연락반이 실제로 사용하던 '전달 확인' 규칙을 복원한 모의 시험이었다. 자원한 직원 둘을 서로 다른 방에 앉히고, 한 사람에게 간단한 문장을 읽게 했다. 다른 사람은 그 말을 들었는지 답해야 했다. 첫 번째 시험에서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발신자가 '문을 닫아 주세요'라고 말했고, 수신자가 그 말을 듣고 문을 닫았다. 그런데 두 번째 시험에서는 수신자가 방을 나간 뒤 녹음만 재생했다. 빈 방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그럼 전달에 실패한 거죠?” 피코가 물었다. “우리가 정한 기준으로는 그렇지.” 세 번째 시험에서는 조금 다른 일이 벌어졌다. 수신자 대신 다른 직원이 방에 들어와 '들었다'고 말했다. 기계는 음성이 들어왔으니 응답이 있었다고 표시했다. 그러나 원래의 수신자는 내용을 몰랐다. “기계가 틀렸어요!” 피코가 외쳤다. 교사가 미소 지었다. “기계는 소리가 돌아왔다고 알려 준 거예요. 누가 들었는지까지 알아냈다고 쓰면 사람이 틀리게 되는 거죠.” 나는 그 문장을 보고서에 받아 적었다. 통신 기술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다. 그 기술이 알아내지 못한 사실까지 알아냈다고 적는 사람이 문제였다. 루온은 오래된 시험표를 가져왔다. 바로 그 세 번째 상황을 예전 연락반에서도 실험했다는 기록이었다. 기록 담당자는 외부세계로 신호를 보내는 일이 불가능하더라도 내부 통신에서라도 사람을 잘못 연결하지 않도록 검사했다고 한다. 실험은 네 번 중 한 번 실패했고, 보완 의견이 여섯 개 달려 있었다. “이걸 왜 이렇게 자세히 남겼습니까?” 내가 물었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려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다른 기관에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됐죠.” “그래서 과거 기록이 아직 필요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대형 사고가 나면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보고서를 창고에 넣는다. 새 직원이 들어오면 그 대책이 왜 생겼는지도 모르는 채 항목만 체크한다. 그런 식으로 제도는 살아 있으면서도 목적을 잊는다. 피코는 실험 장치 앞에서 한참 생각하더니 종이를 한 장 가져왔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소리를 들은 사람은 대답할 수 있지만, 대답하지 않은 사람의 마음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제가 썼어요.” 녀석이 말했다. “정말 잘 썼네.” “그럼 이것도 공식 규칙이 돼요?” “공식 규칙으로 쓰려면 검토해야 하지만, 좋은 생각은 기록해 둘 수 있지.” “그럼 제 이름도요?” “네가 원하면 작성자로 남기자.” 녀석은 이름을 한 번 적었다가 지웠다. 내가 놀라서 바라보자 피코는 조금 부끄러운 듯 말했다. “아직은 이름 없이 적어 주세요. 사람들이 좋은 말인지 먼저 봤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대로 해 주었다. 작은 임프가 스스로 이름 공개를 거절했다.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수업이 적어도 한 사람에게는 제대로 닿은 모양이었다. 실험실 담당자는 피코의 문장을 인용해도 되는지 다시 확인했고, 녀석은 익명 공개 범위에서만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나는 그 기록을 함께 남겼다. 이젠 우리 사무실에서 누군가의 말을 쓰기 전에 허락을 받는 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돌아가는 길, 피코가 내게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윤 님은 한국에 계신 어머니한테 연락할 수 있다면 뭐라고 하실 거예요?” 나는 걸음을 늦췄다. 그 질문에는 답이 쉽지 않았다. 돌아가고 싶은 날도 있었고, 마왕성의 하루를 더 지키고 싶은 날도 있었다. 어느 쪽을 고르든 누군가는 기다려야 했다. “일단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 “그다음은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피코는 잠시 생각했다. “근데 도윤 님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어머니가 더 걱정하지 않을까요?” “그렇겠지.” “그럼 빨리 말하고 싶겠네요.” “응.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연락했다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으면 조심해야 해.” 피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녀석의 작은 손을 잡고 좁은 골목을 걸었다. 휴전항 빵집 앞에서 피코는 아까 맡긴 질문을 다시 꺼냈다. “도윤 님, 한국에 안부를 못 보내면 그 마음은 없어지는 거예요?” “아니. 마음은 그대로 있지.” “그럼 편지를 쓸 수는 있겠네요.” “받을 주소가 없어도 쓸 수는 있지.” 우리는 빵집 테이블 한쪽에 잠깐 앉았다. 나는 한국어로 아주 짧게 적었다. [엄마, 잘 지내고 있어.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데 방법을 모르겠어. 꼭 직접 이야기할게.] 그 종이를 아무 데나 발송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까지 발견한 외부세계 전송 실험에는 실제 전달 성공을 확인한 기록이 없었다. 대신 나는 종이를 접어 내 수첩 안에 넣었다. 피코는 내 글을 읽을 수 없었지만 조용히 빵 하나를 내밀었다. “지금은 이거부터 드세요.” 그 빵값은 내가 냈다. 피코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제가 드렸는데 돈도 도윤 님이 냈네요.” “넌 정말 훌륭한 사장님이 될 것 같아.” 마왕성으로 돌아왔을 때 아레인이 새 자료를 보내 왔다. [안전연락반 최종 결산에 보존 수수료 지급 기록 존재. 분산 보존처 셋의 번호 일부가 송-4189 관리 항목과 동일한 상위 분류를 사용함. 개별 문서 동일성 확인 필요.] 나는 보고서를 읽다가 멈췄다. 동일한 상위 분류는 서류를 같은 우편 봉투에 넣었다는 뜻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따로 움직이던 세 조직이 하나의 예산으로 기록을 보존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그리고 마지막 줄에는 예전에 본 문장과 비슷한 말이 있었다. [안내문을 받지 않은 사람을, 안내에 응답하지 않은 사람으로 분류하지 말 것.] 나는 그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언젠가 정말 한국에 안부를 전할 수 있다면, 나는 전달됐다는 표시를 서둘러 얻기보다 어머니가 무사히 받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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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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