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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105화
PAYLUA ORIGINAL · 제105화

105화. 신청한 적 없는 특별수당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6,017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왕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마왕성의 급여 명세서를 받았다. 그런데 명세서에는 내 이름보다 먼저 붉은 글씨가 떠 있었다. [국제 공동 기록 조회 참여수당: 지급 보류.] “이건 뭡니까?” 몰트는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공동 기록 조회 사업의 특별수당이 다른 기관의 승인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지.” “그런 수당이 있었어요?” “네가 지난달부터 제7서고와 공관을 다녔으니 신청했다.” “저는 신청한 적 없는데요.” 그제야 몰트가 얼굴을 들었다. 리치의 텅 빈 눈구멍에서 불빛이 두 번 깜빡였다. “나는 출장 내역을 바탕으로 지급 가능 항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걸 신청 처리한 사람은요?” “급여 시스템.” 아, 또 시스템이었다. 천계와 마계, 왕국 전체가 하나의 친척집 같았다. 누가 잘못했냐고 물으면 모두가 똑같이 '시스템이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명세서 아래쪽을 읽었다. [참여자 확인 상태: 신청 간주] [공동 사업 주관기관: 제3감리 임시지원반] [대리 승인 경로: 0003] 내 머리가 지끈거렸다. “실장님. 이거 보류된 게 오히려 다행입니다.” “왜지?” “제가 신청도 안 한 수당이 발생했다는 건, 나중에 그 수당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업 참여에 동의했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요.” 몰트는 잠시 침묵했다. “그 가능성은 있다. 실제 지급은 아직 없으니 우선 신청 상태부터 고쳐라.” “네.” “그리고 출장 자체는 정식 업무였다는 점을 지워선 안 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청하지 않은 수당을 없애겠다고 내가 수행한 출장 기록까지 지우면 엉뚱한 일이 생긴다. 피코가 옆에서 장부를 넘겼다. “그런데 도윤 님, 왜 저한텐 참여수당이 없죠?” “네가 신청한 적 없잖아.” “도윤 님도 없는데 있잖아요.” “그게 문제라는 거야.” “그럼 저도 문제를 만들면 수당이 생길까요?” “제발 문제 만들지 마.” 피코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위험한 교육이었다. 우리는 전산 담당인 하급 임프 베르케를 불렀다. 그는 안경 두 개를 겹쳐 쓴 작은 악마였다. 오른쪽 렌즈로는 현실의 문자를 보고, 왼쪽 렌즈로는 마법 상태값을 본다고 했다. “둘 다 동시에 보면 어떻습니까?” “두통이 옵니다.” “그럼 하나만 쓰세요.” “그건 제 직업의 절반을 포기하라는 말입니다.” “우리 직업도 비슷하군요.” 베르케는 급여 시스템의 연결 목록을 열었다. 공동 사업 참여 상태가 '자료 조회 입회'와 '보조금 대상 참여'라는 두 항목으로 나뉘어 있어야 했는데, 구형 입력에서는 둘 다 하나의 '참여'로 처리되고 있었다. “이걸 만든 분은 누구죠?” “구형 표준을 옮긴 담당 반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 쪽에는 이름이 남아 있지 않아요.” “대리번호 0003을 쓴 기록은요?” “출처 표기에는 남아 있지만, 실제 사람이 클릭한 기록은 아닌 듯합니다.” 나는 화면을 가까이 봤다. 자동 연동 작업의 서명이 0003이라는 뜻이었다. 적어도 지금의 급여 처리 사건에서 0003을 누군가의 손가락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럼 이 신청은 언제 생겼습니까?” “새벽 세 시요.” “누가 근무했습니까?” “아무도요.” “그렇다면 자동 작업이죠.” “네.” 피코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새벽에 몰래 수당 받으러 다니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어요.” “마왕성이라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베르케에게 문제의 상태값을 수정하지 않은 채 시험 환경에서만 재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변경 전에 원인을 기록해야 한다. 실제 급여 테이블을 만졌다가 직원들 월급을 멈추면, 나를 물어뜯을 적은 천계가 아니라 식당 아주머니들일 것이다. 시험 계정에는 '작은 양파 2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번 자동 퇴직 시험에 썼던 '퇴직하지 않는 양파'의 사촌 격이었다. “왜 하필 양파입니까?” 베르케가 물었다. “직원들이 이름만 보고 시험 계정이라고 알아봐야 해서요.” “양파를 실제로 고용하는 건 아니죠?” “아직은요.” 그는 나를 경계하는 눈으로 봤다. 나는 농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피코가 서운한 표정을 했다. 녀석은 양파가 취업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시험에서는 예상대로 문제가 재현됐다. '자료 조회 입회'를 입력하면 특별수당 신청서가 자동 생성됐다. 다만 실제 지급은 별도 검토에서 멈췄다. 사고가 이미 발생했지만, 마지막 문턱에서 막힌 셈이었다. “이건 좋네요.” 피코가 말했다. “모든 게 나쁜 건 아니지. 마지막 지급 검증이 사고를 막았어.” 우리는 검증을 없애지 않고 앞단의 자동 신청만 보류하기로 했다. 몰트는 그런 조치를 승인했다. 나머지 공동기관의 시스템까지 한꺼번에 고칠 권한은 없었다. 급여 시스템을 고치기 전에 베르케는 나를 지하 장치실로 데려갔다. 계단 끝에는 큰 전송판이 놓여 있었고, 벽에는 그동안 고친 프로그램의 변경표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여기가 마왕성의 두뇌입니까?” 내가 묻자 베르케가 고개를 저었다. “두뇌라기보다는 위장에 가깝습니다. 여러 곳에서 정보를 먹고, 소화하지 못한 걸 다시 토하니까요.” “우리가 고쳐야 할 곳이 아주 많군요.” “그렇습니다.” 그는 오래된 전송판을 가리켰다. “구형 표준에 '참여'라는 단어가 나오면 모두 한 칸으로 보내던 연결식입니다. 원래는 행사 출석과 정산 참여만 다루던 기능이었어요. 그런데 천계·왕국과 자료를 주고받으면서 법적 동의까지 같은 칸으로 흘러들어 왔습니다.” “이 연결식을 누가 확장했습니까?” “업무 기록만 남아 있습니다. 공동 시스템 시험 승인 이후 자동 적용됐다고요.” 나는 변경 이력의 원본 위치를 메모했다. 시스템이 확대됐다는 사실과 누가 확장 승인했는지를 구분해야 했다. '자동'이라는 말은 기술 방식이지 책임 주체가 아니다. 베르케가 테스트 창을 열자 화면에 시험 직원 세 명이 나타났다. 첫 번째는 실제 고용 상태가 없는 가상 직원, 두 번째는 출장 입회만 한 직원, 세 번째는 명시적 참여 신청을 제출한 직원이었다. “각자 어떻게 나와야 합니까?” 그가 물었다. “첫째는 신청 없음. 둘째도 신청 없음. 셋째는 신청 접수 후 별도 심사 대기.” “좋습니다.” 전송판이 윙윙 울었다. 결과는 엉망이었다. 둘째에게 신청 접수가 생겼고, 셋째는 심사를 거치기도 전에 '참여 확정'이 떴다. 피코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 장치가 사람보다 일을 빨리하는데 틀리기도 더 빨라요!” “맞아. 그래서 검증이 필요해.” 나는 시험 결과를 각각 따로 저장하게 했다. 단지 결과가 틀렸다고 적는 대신 어느 입력이 어떤 오분류로 이어지는지 남겼다. 그래야 나중에 다른 기관 담당자가 재현할 수 있다. “이걸 공개해도 괜찮습니까?” 베르케가 물었다. “가상 직원 자료만 공유하죠. 실제 직원 이름과 급여는 제외하고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외부 기관에서도 손댈 수 있는 공동 시험장을 만들 수 있겠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다만 시험장에 접속한 걸 실제 참여로 처리하지 않도록 하세요.” 베르케는 손을 멈췄다. “그 문제까지 검토해야겠군요.” 나는 웃었다. 실수를 바로잡으려다 같은 실수를 다시 만드는 일은 우리 업계의 전통 행사였다. 잠시 후 지하실 문이 열렸다. 루시아가 훈련 종료 보고서를 들고 들어왔다. “한도윤, 부하들이 수련장에 돌아왔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상태표에는 '원대 복귀 동의'라고 나오더군.” 나는 베르케와 눈을 마주쳤다. “기사단장님. 그건 실제 복귀를 확인한 겁니까, 배치 변경에 동의한 겁니까?” “그걸 구분하려고 가져왔다.” 나는 속으로 박수를 쳤다. 루시아가 스스로 불일치를 알아차린 것이다. 베르케는 기사단 시스템의 전송식을 열었다. 그것은 급여 시스템과 다른 프로그램이었지만, 같은 구형 표준을 공유하고 있었다. '복귀'라는 말이 '배치 변경 승인'으로 바뀌는 경로가 있었다. “이것도 시험해야겠군요.” 그가 말했다. “네. 특히 전투 배치를 바꾸는 문제라면 실제 인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루시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훈련으로 확인한 사실과 부하들이 서명한 배치 변경 의사는 따로 기록하겠다.” “그게 맞습니다.” “한도윤.” “네.” “요즘은 내 칼보다 네 연필이 더 많이 사람을 구하는 것 같군.” 나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기사단장님이 칼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루시아가 활짝 웃었다. 베르케는 우리가 나누는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전투 기사와 회계사가 서로의 절제를 칭찬하는 광경이 흔할 리는 없었다. 점심시간에 제르칸이 재정실로 들어왔다. 그는 평소보다 훨씬 화려한 새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검정 천에 금색 별이 수놓아져 있었다. “한도윤, 보라. 천계 사절단의 복식에도 뒤지지 않는 위엄이다.” “아름답습니다, 폐하.” “정말인가?” “별이 아주 많네요.” 마왕이 만족한 순간, 몰트가 명세서를 들었다. “폐하. 그 망토는 공식 예산에 없는 물품입니다.” “내 개인 비용으로 주문했다.” “영수증이 있습니까?” 제르칸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의자를 뒤로 밀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마왕이 화를 내는 순간이 아니다. 자기 돈으로 샀다고 큰소리친 물건의 영수증을 찾지 못하는 순간이다. 제르칸은 주머니를 뒤졌다. 동전, 사탕, 오래된 연설문 한 장이 나왔다. 영수증은 없었다. “내가 직접 계산했다!” “그렇다면 상점 거래 기록을 확인하면 됩니다.” 몰트가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마왕인데?” “마왕도 개인 지출은 개인 지출입니다.” 나는 그 싸움을 중재했다. 망토가 실제로 누구 돈으로 샀는지 확인 전에는 개인 구매라고도, 공금 유용이라고도 적을 수 없다. 그저 '영수증 미제출, 확인 대기'였다. 제르칸은 다소 상한 얼굴로 말했다. “내 망토까지 이렇게 조사하다니, 한도윤. 네가 나보다 무섭다는 소문은 사실이군.” “폐하, 저는 망토를 압수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더욱 무섭다. 그냥 기록해 놓고 기다리잖아.” 피코가 속삭였다. “진짜 무서운 건 기다림인가 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월급 기다릴 때도 그렇지.” 지하실에서 올라오는 길에 베르케가 나를 붙잡았다. “한도윤 님. 오류를 고쳤다고 보고해도 될까요?” “시험에서는 재현됐고, 원인은 좁혀졌습니다. 고친 건 아니죠.” 그가 입술을 깨물었다. “상사께서는 완료 보고를 원하십니다.” “그럼 '오류 재현 완료, 수정 검토 진행'이라고 적으세요.” 베르케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써도 되겠네요.” “오히려 정확하죠.” 나는 그가 돌아서는 걸 보고 조금 안심했다. 좋은 보고서는 상사가 기뻐하는 보고서가 아니라, 다음 사람이 일을 이어 할 수 있는 보고서다. 그 차이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아주 비싸게 배운다. 오후에는 왕국의 라델이 전송 구슬로 연락했다. 갈매기 등대의 초기 분류가 '반환 대비 보존'과 관련 있다는 판독 결과가 조금 더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한도윤 씨. 이 물건은 단순 편지가 아니라 '소유자의 의사 확인 전까지 반환하지 말 것'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소유자의 뜻을 확인해야만 돌려준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다만 그 소유자가 발신자인지, 수신자인지, 원문의 당사자인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전송 구슬을 손에 쥐었다. 종이를 돌려주지 않겠다는 결정에도 이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그 원칙이 언제 어디서 왜 뒤틀렸는지가 문제였다. 라델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리고 구형 분류표에 예상하지 못한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임시'라는 표시 뒤에 붙어 있었어요.” “뭡니까?” “'귀환'입니다.”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반환 대비 보존'과 '귀환'이 같은 목록에 적혀 있었다. 한국어 문서를 찾는 여정과 내가 돌아갈 권리를 지키려 했던 일이 다시 만났다. 연결이 있다는 것과 같은 사건이라는 건 다르다. 나도 그 차이를 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날은 내 이름이 찍힌 급여 명세서보다 오래된 한 글자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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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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