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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70화
PAYLUA ORIGINAL · 제170화

처음부터 없었던 한 사람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530자

오프라인 책장
내가 `관측 좌표 생성 실패`라는 문구를 반가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 회사 생활을 하던 시절이었다면 실패라고 뜬 순간 밤새 원인을 찾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 실패 덕분에 사람을 가짜 주소에 밀어 넣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바로 옆에 생긴 `실제 사람의 현재 위치 신호`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도원과 강변 사이의 검은 공란에서 들어온 신호는 위성 위치도 아니고 출입증 기록도 아니었다. 실물 경고선이 전달하는 약한 진동과 짧은 수신 확인음이었다. 김하린은 그 신호가 1758 독립 회선을 거쳤는지 따로 조사했고, 민재는 오래된 코일의 재생음과 비교했다. 어느 쪽도 서둘러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다. “전원을 끄면 소리가 안 날까요?” 누군가 물었다. “소리만 사라질 수 있죠.” 문서윤이 말했다.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건 사람이 실제로 있는지와 어떤 안전한 길이 남아 있는지예요.” 우리는 현장 구조 담당자와 함께 실제 대피 경로를 다시 검사했다. 도원 지하의 철제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강변에서는 실물 보도가 한쪽으로 넓게 열려 있었다. 서로 다른 안전 상태였다. 한 장의 도면으로 합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장혜원은 늦게라도 원본 서약의 마지막 페이지를 대조해 보겠다고 했다. 공공 기록실에서 보여 준 본인의 서약에는 `현장 관측 1`이라는 항목이 없었다. 다만 그 자리에 두 개의 숫자가 있었다. `OBSERVER=1`은 **최소 한 명이 실물 안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 `POSITION=UNKNOWN`은 그 사람이 **아직 확인하지 않은 경로의 좌표를 확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두 필드가 합쳐진 뒤 누군가 `현재 위치 미확인 사람 1명`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그럼 우리는 없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까?” 내가 물었다.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장혜원이 말했다. “이 서식이 실종자를 가리킨다는 근거가 없다는 뜻이죠. 실제로 길 안에 있는 사람의 존재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 말 덕분에 한 가지 오해는 끝났다. 나는 장혜원을 찾는 동안 수없이 `현재 위치 미확인 1명`의 이름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최초 기록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남은 것은 사람의 실물 안전을 확인하라는 원칙이었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생겼다. 두 필드의 합성 오류를 만든 변경 로그에 실제 날짜와 업무 계정이 남아 있었다. `FM-TRANSFER / 민간 표준화 전환 / 시설 관측자료 인사 자산 사용`. 문태수가 예전에 인정했던 서식 변경 범위와 겹쳤고, 태형공간자산 외주 계약에서 같은 작업명이 발견됐다. 오재현은 각 조직의 보관 자료를 받아 언제부터 어떤 권한이 바뀌었는지 분리해서 조사하기로 했다. 책임이 서로 얽혀 있다고 모두를 하나의 범인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오승필은 마지막으로 협상을 시도했다. 그는 0층에 있는 실물 출입구를 영구적으로 없애려면 자신들이 보유한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가로 남은 외부 경계의 운영권을 요구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거절하지 않았다. 기술팀의 실제 수리 비용과 공공 안전 비용을 먼저 확인했다. 필요한 돈이 있는지와 그 돈 때문에 소유권까지 넘겨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수리 비용은 공개 검증을 받죠.” 서윤이 말했다. “대신 시설 이용자의 동의와 원본 경계의 소유권은 자동으로 묶지 않습니다.” 오승필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다음 수를 계산하는 사람답게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빈 좌표를 새 건물로 등록할 수 없었다. 우리가 다시 강변 019-2로 간 것은 오후였다. 허가받은 외부 안내판 주변에서 실제 관측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화단을 뜯지 않았다. 대신 원래 실물 분리판이 있던 두 지점에 휴대용 신호 수신기를 올려놓았다. 배만식은 금속 구조물 위에서 작동하는 수신기가 사람의 무게를 견디는지 먼저 확인했다. 위험한 장치를 시험한다며 위험한 사람을 만들 수는 없었다. 두 수신기에서는 서로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 왼쪽은 옛 강변의 출구 확인음, 오른쪽은 도원 B-0에서 들렸던 세 번의 금속음. 신호가 다르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하지만 둘 다 실제 사람이 직접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그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실종자 발견'이라고 발표하면, 또다시 기록이 사람을 대신하게 될 테니까. 그때 하림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자신은 오늘 이 소리를 듣고 싶지 않지만, 한 가지는 말해 두고 싶다고 했다. B-0 밖으로 나올 때 그는 스스로 손잡이를 잡았고, 밖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기다려 주었다. 그 기억은 실물이었다. 다른 사건의 정체를 밝히는 증거로 쓰지 말아 달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건 하림 씨의 구조 기록으로만 남기겠습니다.” 하림이 잠시 웃었다. “퇴사하고 나서야 제가 선택할 말이 생긴 것 같아요.” 저녁, 공공 기록실에서 새로운 문서가 나왔다. 최초 원본 보관자는 장혜원이었지만, 실제 공간을 관측한 기술팀의 최종 보존 보고서는 별도의 곳에 있었다. 기록소가 그동안 이를 열지 못했던 이유는 비밀번호가 아니라 보관 범위 때문이었다. 인명 관련 내용은 닫고, 실물 설비 위치만 공개할 수 있었다. 외부 공개면에는 019-2와 도원 B 사이의 점선 네모가 표시돼 있었다. 그리고 점선 아래에 처음 보는 문구가 있었다. `제0 완충 경계는 양쪽 출구가 확인되지 않으면 유지한다.` `상태 미확인 구간을 실제 방으로 바꾸어 보정하지 않는다.` `비상 관측 지점 2: 원위치 보존, 이전 승인 없음.` “관측 지점이 하나 더 있었다는 거군요.” 서윤이 말했다. 나는 오른쪽 끝에 적힌 작은 숫자를 확인했다. `019-3`. 019와 도원 B에서 지금까지 확인한 분리판 외에, 원래 위치에 남겨 둬야 했던 두 번째 관측 지점이 있었다. 누군가 그것을 없앤 것으로 처리했거나, 시설을 이전하면서 빠뜨렸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날 밤 도원 0층의 새 문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강변에서도 잘못된 안내문이 사라졌다.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공 안전 신고는 계속 전달됐고, 사람들은 현재 확인된 길을 이용할 수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퇴근하겠다고 먼저 말했다.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지키는 일에는, 지키는 사람 자신이 돌아가는 일도 포함돼야 했다. 지하철에 오르려던 순간 내 휴대전화에 새 음성이 도착했다. 발신 위치는 1758 회선의 공개 가능한 단말 정보로만 표시돼 있었다. `019-3 / 장비 확인 요청`. 나는 재생 전에 서윤과 김하린에게 연락했다. 원본 보존과 현장 구조 연락이 필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피커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는 안쪽이 아닙니다.” 짧은 숨소리. “그날 바깥에 있던 사람을 찾는다면, 먼저 두 번째 관측 자리부터 확인하세요.” 다음 문장은 잡음에 가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소리는 아이의 이름도, 직원번호도 아니었다. 철제 문을 똑똑, 세 번 두드리는 소리였다. 나는 빈 좌석에 앉아 한참 동안 손을 내려다보았다. 첫 기록의 '미확인 한 명'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었다. 그런데 두 번째 관측 자리에는,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누군가가 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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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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