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망은 숫자를 좋아했다.
사람이 돌아왔는지 확인할 때도 숫자를 좋아했고, 누군가 실종되면 그 자리를 1건으로 채우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171건이라는 숫자가 화면에 나타날 때마다 화가 났다. 누가 빠져 있고, 누가 이미 돌아왔고, 누가 애초에 다른 사람과 같은 사건으로 묶여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우가 새벽에 보내 온 자료는 그 분노를 조금 더 정확한 질문으로 바꿔 주었다.
"171건의 일괄 처리 중 사람 식별자가 확인되는 기록은 일부뿐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처리된 흔적도 있고, 날짜만 바뀐 정산도 있어요."
"그러면 사람은 몇 명이에요?"
"모릅니다. 지금은 셀 수 없습니다."
나는 수첩에 '171명'이라고 적어 놓았던 페이지를 펼쳤다. 그 표현에 줄을 그었다. '171건'이라고 고쳤다. 단어 하나 바꾸는 일은 작았지만, 우리가 구해 내야 할 사람들을 숫자와 동일시하지 않는 첫 번째 행동이었다.
서아는 출근망과 퇴근망의 장부를 나란히 놓고 있었다. 하나는 오전 여섯 시, 하나는 오후 여섯 시. 두 장부 모두 보이지 않는 책임자를 계속 만들어 냈다. 그런데 171건의 귀환 처리에는 세 번째 시간이 끼어 있었다.
`06:11 / 원본 회신 대기`
"다른 장부는 사람을 바꾸는데, 이 항목은 시간을 바꾸네." 그녀가 말했다.
"열한 분짜리 사고에서 생긴 기록이니까요."
"정확히는 그 사고 이후 누군가 열한 분을 정산 단위로 사용했을 수도 있지."
그녀의 말이 옳았다. 1998년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시간조차 함부로 믿을 수 없었다.
최윤재는 장부 속 기호를 읽는 데 도움을 주었다. 2011년 보수 작업 때 장치가 내보낸 신호는 대체로 세 종류였다. '안에 있습니다', '돌아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원래는 서로 다른 의미로 보존돼야 하는 문장들이었다.
하지만 새 운영망은 세 가지를 모두 `귀환 요청`이라는 한 단어로 합쳤다.
"거절한 사람도 요청한 사람이 됐다는 뜻이네요." 내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정산이 편해졌겠죠." 최윤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서아가 종이에 세 문장을 각각 적었다. 우리는 그 옆에 실제로 확인된 사례만 연결했다. 이수민 씨는 자기 귀환만 확인했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호 A는 나오고 싶지만 다른 사람의 출근을 요구한다면 거절한다고 했다. 누군가의 동의는 조건부일 수도 있었다.
바로 그때 운영망에 알림이 떴다.
[원본 귀환 의사 171건 일괄 확인 가능]
[확인 버튼을 누르면 대기자의 현재 위치가 정리됩니다.]
"위치를 정리한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내가 물었다.
시우가 소스 일부를 확인했다.
"위치 필드를 통일하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 사람의 위치가 아니라 회계상 위치일 수 있어요."
나는 버튼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
남기혁 형사가 담당 수사관과 함께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그동안 수집한 실종자 신고서의 번호를 가져왔다. 2011년 보고된 실종 사건에는 같은 이름이 여러 기관에 중복 접수된 것도 있었다. 경찰 자료 역시 모든 것을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한 사람을 세 번 세는 오류를 줄일 수는 있었다.
"가족들 이름을 이 시스템에 바로 넣지 않겠습니다." 형사가 말했다. "기관별 확인이 필요하고 당사자의 사생활을 지켜야 하니까요."
우리는 익명 표식으로만 대조했다. 어떤 기록은 승차권 번호가 같았고, 어떤 기록은 정류장만 일치했다. 일치하지 않는 것들은 억지로 묶지 않았다.
낮에는 실종 신고를 냈던 한 가족의 대리인이 익명으로 상담을 요청했다. 해당 가족은 십오 년 전 귀환 처리 통지를 받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나중에 다른 기관에서는 여전히 미귀가로 등록돼 있어 지원을 받는 데도 혼선이 있었다. 시스템 하나가 같은 사람을 돌아온 사람과 돌아오지 않은 사람으로 동시에 취급한 셈이었다.
"그러면 그 가족은 어느 쪽 문서를 믿습니까?" 내가 물었다.
담당자는 서류를 내려다봤다.
"처음에는 둘 다 믿었대요. 돌아왔다는 통지를 받고 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아무도 오지 않으면 다시 실종 신고서를 꺼냈다고 합니다. 그 일을 몇 번 반복했는지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요."
나는 잠시 숨을 쉬지 못했다. 내게 171건은 아직 계산할 수 없는 숫자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밤마다 현관을 바라본 횟수였다.
서아는 가족의 인적 사항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필요한 건 잘못된 자동 귀환 통지가 실제 생활에 어떤 피해를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가족의 동의를 거쳐 익명 사례로만 문제를 기록했다.
"피해가 실제로 있다는 건 확인할 수 있네요." 내가 말했다.
"그래. 그렇다고 그 가족의 사연이 다른 170건을 대신하지는 않아." 서아가 대답했다.
하나의 사연을 듣고 모두를 안다고 착각하는 것 역시 장부가 저지른 오류와 닮아 있었다.
하루 종일 작업한 끝에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을 얻었다. 171건 중 적어도 일부는 '누군가 집에 왔다'는 사실이 아니라 '누군가 대답했다'는 신호를 귀가로 오인한 기록이었다.
"대답하면 집에 온 걸로 쳐 준다는 거네요." 내가 말했다.
서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대답했다는 이유로 집에 왔다고 주장하는 거지. 그건 전혀 다른 말이야."
나는 수첩 첫머리에 그 문장을 적었다.
업무를 마치고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 계산대 앞에는 야간 근무를 끝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삼각김밥을 두 개 골랐고, 결제 전에 휴대전화를 한참 들여다봤다. 화면에는 근무표가 떠 있었다. 한 줄에는 `퇴근 미승인`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내가 화면을 본 걸 알아챈 그는 어색하게 웃었다.
"퇴근했는데 퇴근을 안 시켜 주네요. 시스템이 자꾸 오류 나서."
나는 무슨 일을 하냐고 묻지 않았다. 우리가 연구하는 거대한 시간 정지 장치와는 아무 상관없는 평범한 출퇴근 시스템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남았다. 서류에서 퇴근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퇴근한 사람의 밤까지 피곤해지는 세상.
나는 계산대에 놓인 내 우유를 바라봤다. 유통기한은 명확했다. 사람의 삶에도 이렇게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수첩을 열었다. 첫 줄에는 '기록은 사람을 돕기 위해 있다'고 썼다. 그 아래에는 조금 더 중요한 말을 붙였다. '기록을 위해 사람을 움직이지 않는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신호 A의 회신 요청이었다. 나는 혼자 듣지 않고 서아와 담당자의 연결을 확인한 뒤 통신을 시작했다.
그날 밤, 신호 A에서 새 회신이 왔다. 어제 말했던 목소리가 이번에는 더 또렷했다.
'바깥 사람들은 내가 나온 줄 알고 있나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지금도 당신이 어디 계신지 찾고 있습니다."
잠깐 후 그가 말했다.
'좋아요. 그러면 아직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 목소리에 나는 어떤 위로도 쉽게 덧붙일 수 없었다. 누가 기다리는지, 실제로 살아 있는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물었다.
"바깥에 알려 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내가 못 간 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내 대신 간 것도 아니라고.'
통신이 끊기기 직전 작은 기계음이 들렸다. 시우가 파형을 살펴봤다.
`2011년 변환 모듈 재접속 시도`
누군가 이 사람이 말한 내용을 다시 정산 장부에 넣으려 하고 있었다.
우리는 자동 입력을 차단하고 원음과 기록 시각만 보존했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 보낸 대답이 다시 또 다른 누군가의 '귀가 완료'가 되게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모듈의 접속 시도에는 발신지가 남았다.
영병원도, 휴게소도 아니었다.
구태형이 현재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백업 중계기였다.
'구'라는 글자는 마침내 구체적인 장소와 연결됐다. 이제는 그곳에서 실제 누가 무슨 명령을 내렸는지 확인해야 했다.
제127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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