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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98화
PAYLUA ORIGINAL · 제198화

198화. 백억 원은 누구의 빚인가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391자

오프라인 책장
2월 26일 금요일 오전 아홉 시. 강민석은 은행 대출 상담실과 비슷하게 생긴 회의실 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벽에는 ‘정산 위험 평가 관련 사실 확인’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름을 어렵게 붙였다. 그에게는 결국 이 질문 하나였다. ‘내가 정말 백억 원을 갚아야 하는가.’ 세린은 그가 자리에 앉자 먼저 서류 한 장을 건넸다. “오늘 확인할 것은 채무가 존재하느냐는 문제와 위험 평가액이 어떻게 계산됐느냐는 문제입니다. 한쪽이 해결돼도 다른 쪽 기록을 없애면 안 됩니다.” 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몇 달간 그는 비슷한 설명을 수십 번 들었다. 예전에는 답답했지만, 이제는 그 차이가 누군가를 지키는 울타리라는 것을 알았다. 도담보관정산과 외부 기관이 제출한 계산 표에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2018년 위험 전가 규칙은 원본 수령이나 동의가 확인되지 않은 건을 한 사람의 대표 확인 주체로 묶어 추정 손실 상한을 표시하도록 했다. 그 합계가 100억 원이었다. 하지만 그 금액은 계약에 따라 확정 지급해야 하는 채무와 같지 않았다. 414건 모두가 실제 손실로 발생한 것도 아니었다. “왜 내 이름이 대표 확인 주체로 들어갔죠?” 담당자는 2016년 수첩과 확인 대장에 있던 서명 이미지가 이후 자료의 인식 규칙으로 재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실제로 그를 모든 사람의 대표로 선임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명의 원래 표제는 ‘반환 거부 접수 대장 / 예비 열람인 기록’이었다. 예린은 모니터에 두 문서를 나란히 띄웠다. [2016년: 대신 받지 마시오] [2018년: 대표 확인 주체가 수령을 보증함] 민석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막으려고 쓴 말이, 받아 줬다는 말로 바뀐 거네요.” “기록을 변환하는 과정이 그랬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예린이 말했다. “그 변환을 누가 승인했고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임도훈 측은 내부 표시 규칙을 운영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금전적 책임이나 법률상의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서문재 측은 변경 결재가 실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적용 범위를 다투었다. 준성은 자신이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못한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민석은 그들의 얼굴을 번갈아 봤다. 한 사람이 모든 악의를 저지른 사건은 아니었다. 각자 한 단계씩 ‘그 정도는 괜찮다’고 넘긴 끝에, 누군가는 자기 이름으로 백억 원을 떠안는 화면을 보게 됐다. 정오, 임시 판단이 문서로 정리됐다. 민석이 414명의 대리 수령을 승인했다는 확인은 성립하지 않았고, 100억 원은 확정 채무가 아니라 재검증 대상 위험 평가액으로 취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존 기록이 지워지는 대신 출처와 정정 이력이 남도록 하기로 했다.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최종 법적 판단까지 모든 분쟁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그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근거는 없다는 점은 명확해졌다. 준성이 회의실 밖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삼겹살 약속 아직 유효하냐?” “너 또 그 얘기냐.” “백억 원짜리 어깨가 좀 가벼워졌으면 고기라도 먹어야지.” 민석은 어깨를 돌려 보였다. “무겁기는 아직 무거워. 계산서에 내 이름 찍히는 건 사절이다.” 두 사람은 웃었다. 그러다 웃음을 멈췄다. 서로에게 남은 숙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준성의 과거 의견은 없어지지 않았고, 민석 역시 정확한 출처를 모르면서 돈을 벌겠다고 뛰었던 시간을 잊을 수 없었다. 오후 네 시, 세린은 입금됐던 금액들의 별도 처리 상태를 알려 줬다. 1원과 31,200원, 48,000원, 1,000만 원은 서로 다른 계정과 요청에 연결돼 있었다. 따라서 모두를 같은 ‘운 좋게 번 돈’으로 간주해 소비하거나 임의 반환해서는 안 됐다. 128만 원 예고 역시 실제 지급 여부와 귀속 확인이 필요했다. 각 건은 해당 기관의 확인과 당사자 절차에 따라 정리해야 했다. “그럼 제 계좌는 어떻게 하죠?” 민석이 물었다. “문제가 된 금액을 명확히 구분해 두고, 확인되는 순서대로 처리하세요. 이미 동의하지 않은 돈은 쓰지 않겠다고 하셨잖아요.” 민석은 계좌에 남아 있는 문제의 입금 내역을 다시 보았다. 오래전에는 이 숫자들이 그의 미래를 약속하는 열쇠 같았다. 지금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할지 차근차근 찾아야 하는 물건처럼 보였다. 밤 아홉 시, 검은 원장이 한 번 더 열렸다. [통합 위험 평가액: 재검증으로 전환] [대표 확인 주체: 강민석 / 승인 근거 미확인] [자동 일괄 취소: 사용 중지] 붉게 표시되던 마이너스 백억 원은 사라졌다. 대신 빈칸이 나타났다. [미확인 권리자: 각자 확인 필요] 민석은 그 빈칸을 지우지 않았다. 마침내 숫자 뒤의 사람이 보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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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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