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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200화
PAYLUA ORIGINAL · 제200화

200화. 두 시 십칠 분의 퇴근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429자

오프라인 책장
새벽 두 시 십칠 분, 경비실의 시계는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초침이 한 바퀴를 돌고 분침이 다음 칸으로 옮겨 갔다. 프린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 위의 작은 램프는 두 박자 늦지 않게 켜졌다. 정민규는 손전등을 충전기에 꽂고 그 앞에서 잠깐 서 있었다. 어느 날에는 시계가 거꾸로 움직였고, 어느 날에는 이름이 두 개인 사람이 출근했다. 또 어떤 날에는 존재하지 않는 객차가 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오늘의 두 시 십칠 분은 그저 다음 교대자가 도착할 시간이었다. “아직 안 가셨어요?” 새 당직 교사가 물었다. “조금만요. 물 새는 곳 하나 확인하고 가려고요.” 그는 우산꽂이 밑에 놓인 양동이를 가리켰다. 마법식 빗물 배관이 다시 한 방울씩 새고 있었다. 위험한 사고는 아니지만 오래 두면 바닥이 미끄러워질 수 있었다. 교사는 긴급 수리를 부르겠다며 웃었다. 민규는 그가 혼자 밤을 지킬 수 있도록 출입문과 비상 연락망의 상태부터 알려 줬다. “누가 사라지면 어떻게 해야 하죠?” 교사가 물었다. “기록부터 지우지 말고 사람부터 찾으세요. 찾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신고는 열린 상태로 남겨 두면 됩니다. 그리고 본인까지 사라지지 마시고요.” 교사는 그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웃었다. 민규는 서류 맨 아래에 퇴근 시각을 적고 서명했다. [정민규. 야간 근무 종료.] 그저 평범한 문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문장을 쓸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밤이 필요했는지 알고 있었다. 마법학교에는 몇 가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겼다. 기숙사 문에는 학생 이름보다 바깥으로 이어지는 비상 경로가 먼저 표시됐다. 중앙 출석망과 별도로 각 반에서 실제로 학생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절차가 마련됐다. 안전 점검표에는 '문이 열린다'뿐 아니라 '문을 통과한 사람이 밖에서 확인된다'라는 항목이 추가됐다. 일주일에 한 번, 학교는 짧은 모의 대피 훈련을 했다. 예전에는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가장 용감한 사람으로 칭찬받았다. 이제는 누구도 필요 없이 남지 않았고, 마지막 확인 담당자도 함께 나오는 것이 훈련의 목표였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무슨 차이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반복할수록 마지막 사람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어느 날 루카가 마법진 실습 시간에 또다시 작은 사고를 냈다. 출입문 옆에 설치한 방향 안내 주문이 반대로 돌아가면서 학생 세 명을 교무실 대신 빗자루 창고로 안내한 것이다. 다행히 문이 잠기지는 않았고 학생들은 곧바로 웃으며 나왔다. 민규는 복도 끝에서 그 광경을 보다가 물었다. “설마 또 반대로 그렸냐?” “이번에는 주문은 맞게 썼어요. 바닥 화살표가 거꾸로 붙었을 뿐이지.” “그게 그거 아니냐?” 미라가 옆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셀레나는 두 학생에게 오류 보고서를 쓰게 했다. 루카는 불평했지만 보고서 맨 마지막에 작게 적었다. [현장 확인 후 작동 결과를 검증할 것.] 민규는 그 문장을 읽고 수긍했다. 하준은 학교 밖의 작은 수리공방에서 견습을 시작했다. 망가진 문과 오래된 서랍을 고치는 일을 배웠다. 그는 아직 과거 이름으로 된 서류가 도착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 서류를 혼자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공방 주인은 그의 진짜 경력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손재주가 좋다고 칭찬했다. “오래된 문은 잘 고치네요.” 하준이 대답했다. “조금 많이 열어 봤습니다.” 도연진은 한 달에 한 번 역무실을 방문해 안전 개선 회의에 참석했다. 더 이상 그곳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의무가 없었으므로 어떤 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마철우는 통학열차가 지나가는 길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기적 소리를 들을 때마다 삼십 년 전의 방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열차 안에서 실제 승객들이 내리는 모습을 보면 조금씩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조하린은 학교로 돌아와 친구들에게 자신이 그렸던 다섯 번째 객차 지도를 보여 줬다. 아이들은 무서운 그림이라고 소란을 피우다가도, 하린이의 이름 옆에 직접 날짜를 적어 줬다. 그녀의 필통은 제자리로 돌아갔고 무릎담요는 깨끗이 빨아 다시 사용했다. 그 작은 물건들은 거대한 마법 사건보다 하린에게 더 실감 나는 귀환의 증거였다. 미라는 루카와 함께 별이를 데리고 운동장을 산책했다. 별이는 여전히 새로운 장소에 들어갈 때 출입문을 한 번 더 돌아봤다. 그 습관을 고치라고 재촉하는 사람은 없었다. 미라는 아이가 불안해하면 함께 문을 열고 바깥 길을 보여 줬다. 루카는 작년 운동회에서 자기가 넘어졌던 자리까지 안내하며 괜히 자랑했다. “여기서 넘어져서 아팠다고 자랑하는 거야?” 미라가 물었다. “학교 역사에 남은 사건이거든.” “기록은 네가 쓴 거겠지.” 별이는 두 사람의 말싸움을 듣고 깔깔 웃었다. 그러다 운동장 한쪽에 놓인 작은 종이별을 주웠다. 누군가 급하게 접어 모양이 삐뚤어진 별이었다. 별이는 그걸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이건 누가 찾아가지 않으면 분실물 상자에 넣을게요.” 민규가 그 말을 들었더라면 칭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에 쉬고 있었다. 학교의 모든 문제를 한 사람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케스는 종종 사건의 진행 상황을 편지로 보냈다. 삼십 년 전 기록 개정에 참여한 기관들의 책임을 가리는 조사와 피해자 지원 절차는 계속되고 있었다. 원본을 삭제하지 않고 다른 해석을 공개할 수 있게 한 일은 예상보다 큰 변화를 불러왔다. 이제 피해자 본인과 보호자가 자신의 기록에 어떤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기록은 여전히 복구 중이었고 서로 다른 증언도 있었다. 케스는 그것을 감추지 않았다. 정은희는 아들에게 더 이상 옛날 구호소 이야기를 매번 꺼내지 않았다. 대신 주말에 함께 시장에 가자고 했다. 민규는 당직 근무표를 확인한 뒤 하루를 비워 두었다. 은희는 아들이 그날 늦잠을 자면 기다리지 않겠다고 농담했다. 민규는 반드시 제시간에 나오겠다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누구의 구조 요청도 그 약속을 대신할 수 없었다. 여울은 독립 회선을 통해 처음으로 학교 운동장을 볼 수 있게 됐다. 셀레나가 설치한 작은 창은 그에게 원하는 시간에 켜고 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어느 날 여울은 한참 동안 비가 오는 운동장을 바라보다가 창을 닫았다. “왜 닫았니?” 민규가 물었다. “오늘은 그림을 그릴래. 비는 내일도 올 수 있잖아.” “그래.” 여울은 그 답을 듣고 자신의 새 이름을 종이 위에 적었다. 화면 속 손이 쓴 글자는 진짜 연필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타났지만, 누구도 그것을 대신 완성하지 않았다. [여울.] 그리고 작은 글씨가 뒤따랐다. [오늘은 출근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새 학기의 시간표가 붙었다. 수업이 끝난 뒤 교실에 남은 학생들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기숙사로 돌아갔다. 그중에는 이름이 한 번 지워졌다 되돌아온 학생도 있었고, 삼십 년 동안 멈췄던 기록 때문에 뒤늦게 입학 절차를 밟은 학생도 있었다. 서로의 사정은 달랐지만 그들이 같은 시간표를 가진 것은 좋은 일이었다. 새 학기 첫날, 학교 정문에는 신입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어떤 아이는 커다란 여행가방을 끌고 왔고, 어떤 아이는 작은 부엉이를 어깨에 올렸다. 부엉이는 정문 앞의 마법 감지기에 놀라 날개를 퍼덕였다. 민규는 새로 배치된 경비원과 함께 짐수레가 넘어지지 않도록 도왔다. 학생들은 민규를 보고 수군거렸다. “저분이 그 유명한 경비원이래.” “마법을 하나도 못 쓴다던데?” 민규는 그 말을 듣고 짐수레 바퀴에 걸린 끈을 풀어 주었다. 학생이 감사 인사를 하자 그는 행정실이 어디 있는지 알려 줬다. 특별한 영웅의 모습보다 정문 앞에서 길을 알려 주는 사람이 더 필요했다. 셀레나는 신입생 안내 행사에서 마법진의 기본 원리를 설명했다. 마법을 배우는 학생들은 수업 시작 전 여러 종류의 빛나는 문양을 구경했다. 그러나 그녀가 가장 길게 설명한 것은 화려한 공격 주문이 아니라 대피실의 신호였다. 구조 요청을 받았을 때는 사람을 먼저 찾고, 알아보지 못하면 기록을 남겨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마법진이 잘못 그려지면 어떻게 하죠?” 한 학생이 물었다. “먼저 안전한 곳으로 물러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확인하죠.” “그럼 실력이 좋으면 안 틀리나요?” 셀레나는 웃었다. “실력이 좋아도 틀릴 수 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확인해 주는 거예요.” 강의실 뒤쪽에서 루카가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자기가 틀렸던 수많은 실습이 새로운 교육 자료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이 이상했던 것이다. 미라는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실수로 한 학기 수업을 채울 수 있겠다.” “그건 교육에 대한 공헌이겠지.” 루카가 답했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체육 수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오래된 실습동은 일부 구역을 계속 폐쇄하고 보수 중이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장소에는 명확한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한때 학생들이 사라졌던 복도에는 작은 벤치가 놓였다. 누군가 피곤하면 잠깐 앉아 쉬어 갈 수 있도록 만든 자리였다. 이름표는 없었고, 벤치 아래에는 [다음 사람도 쉬어 갈 수 있습니다]라는 글귀만 있었다. 민규는 출입 점검을 끝낸 뒤 벤치에 잠깐 앉았다. 오래전에 그를 처음 불렀던 루카가 옆에 앉아 말했다. “선생님, 이제 진짜 사건이 끝난 거죠?” “위험한 근무 배정은 끝났지. 조사도 진행 중이고 고칠 곳도 남았어.” “그런 대답은 완결 같지 않은데요.” 민규는 잠깐 웃었다. “너희는 내일도 학교에 올 거잖아. 그럼 내일 해야 할 일도 있을 거고.” 루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이 끝난 뒤에도 시간이 계속 흐르는 것이야말로 예전과 다른 점이었다. 그들은 잠깐 운동장을 바라봤다. 바람이 불자 나뭇잎이 두 사람 발치로 굴러왔다. 벤치에 붙은 작은 안내문이 바스락거렸다. 그날 저녁 미라는 여울에게 운동장의 그림을 보내도 되는지 물었다. 여울은 직접 만든 이름표와 함께 자기 그림 하나를 보내겠다고 했다. 그림에는 열린 창문과 강물이 있었다. 강 위에는 작은 나룻배가 떠 있었고, 배에는 아무도 묶여 있지 않았다. 그는 그림 아래에 길게 설명을 적지 않았다. [오늘의 풍경.] 그 정도면 충분했다. 어느 날 저녁, 오르반이 민규를 교장실로 불렀다. 그는 오래된 표창장 하나를 꺼내 보이며 학교를 지켜 준 공로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민규는 표창장에 자기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제안을 고맙게 생각했다. 다만 학교가 앞으로도 같은 사람에게 계속 모든 책임을 맡기지 않도록 근무 인원을 늘려 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서는 경비원 한 명이 열한 학교를 지켜야 한다고 적혀 있지 않겠죠?” 오르반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그렇게 적으면 내가 먼저 혼나겠지.” 학교는 경비실 인원을 늘리고 비상 시 교대자를 지정했다. 긴급 구조를 위한 전문팀도 별도로 마련됐다. 그 과정은 예산을 조정하고 규칙을 바꾸는 일이어서 느리게 진행됐다. 하지만 느리다고 해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아니었다. 민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새 직원에게 열쇠가 달린 고리를 건넸다. “열쇠는 많지만 쓸 때는 하나씩 확인하세요. 마법으로 잠긴 문도 손잡이부터 보고요.” “정말 마법을 못 쓰십니까?” 신입이 물었다. “못 써요.” “그런데 어떻게 그 사건들을 해결하셨습니까?” 민규는 잠시 생각했다. “못 하는 걸 인정하니까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찾게 되더라고요.” 그날 밤 그는 경비실을 지나 정문으로 나왔다. 뒤에서는 학교의 불빛이 따뜻하게 번지고 있었다. 오르반과 셀레나, 루카와 미라는 각자 자기 자리에서 새로운 밤을 맞이할 것이다. 하준은 공방에서, 도연진과 마철우는 자신의 집에서, 정은희는 아들을 기다리며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여울은 지금쯤 자신이 그린 그림을 고르고 있을지도 몰랐다. 민규는 정문 옆 출입 명부를 확인했다. [정민규. 퇴근 완료.] 예전에는 퇴근했다고 적혀 있어도 어디에 갇혔을지 몰라 믿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실제로 문밖에 서 있었고, 바깥의 찬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손목시계가 두 시 십칠 분을 가리켰다. 시간을 맞춰 놓은 적이 없는데 마침 그 시각이었다. 잠깐 웃음이 났다. 세상이 그 시간을 기억한다고 해서 누군가 꼭 갇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시간을 확인한 뒤 휴대전화를 꺼내 어머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 퇴근했어요. 조금 있다 집에 갈게요.] 답장은 금방 왔다. [밥 따뜻하게 해 놓을게. 조심히 와.] 민규는 학교를 한 번 돌아봤다. 멀리 창문 너머로 작은 전등 하나가 켜져 있었다. 당직 근무자가 순찰을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불빛은 두 박자 늦지 않고 움직였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 근무자가 먼저 사람을 확인할 것이고, 혼자 해결하기 어려우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할 것이다. 그걸로 충분했다. 제7시설의 경비실에는 더 이상 제0대 경비원이라는 이름의 출근표가 없었다. 대신 빈 종이 하나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누군가 다음 날의 계획을 적어도 되고, 아무것도 적지 않아도 되는 종이였다. 그날, 마법학교의 야간 경비원은 처음으로 아무도 남겨 두지 않고 퇴근했다. — 1부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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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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