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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던전 경매장의 말단 직원입니다 · 130화
PAYLUA ORIGINAL · 제130화

130화. 돌려보내야 할 것들의 값

던전 경매장의 말단 직원입니다 · 5,106자

오프라인 책장
남관역의 종은 그날 아침 세 번이 아니라 네 번 울렸다. 첫 번째는 여객열차의 도착, 두 번째는 화물편의 지연, 세 번째는 선로 점검을 알리는 신호였다. 네 번째는 평소 쓰지 않는 경고였다. 구역의 장부와 기계 기록이 서로 다를 때 담당자들이 모여 원본을 대조하라는 오래된 절차였다. 왕도에서는 같은 일이 일어나면 긴 회의가 열렸겠지만, 남관역에서는 작은 종 하나로 사람들이 움직였다. 소담은 기록실 앞의 장탁자에 문서 세 묶음을 펼쳤다. 공식 화물 원부, 열두 해 전 전보 사본, 제9반송함에서 나온 원본이었다. 각 문서에는 발송 날짜와 수취 여부가 달랐다. 화물 원부에는 ‘최종 인수’라고 적혀 있었고, 전보에는 주소 확인 실패가 남아 있었다. 반송함의 기록에는 인수를 보류하고 원래 당사자에게 선택권을 돌려주라는 요청이 적혀 있었다. “하나만 진짜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카렌이 말했다. “각 문서가 무엇을 기록하려고 만들어졌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역장 문형규는 현장의 업무 기록을 설명했다. 전보는 실제 전달 상태를 기록했고, 화물 원부는 물건의 이동을 관리했다. 반송함의 문서는 계약 당사자의 권리를 보존하는 목적이었다. 서로 다른 목적이었지만, 뒤에 누군가 거짓 인영을 찍는 바람에 모든 문서가 하나의 가짜 결론을 가리키도록 조작된 것이었다. 세리아는 장부를 보며 유나를 떠올렸다. 오래전 그녀와 한서겸이 밤을 새워 남긴 설계가 지금도 남아 있었지만, 그 설계를 사람의 입을 막는 데 이용한 자들이 있었다. 세리아는 손을 꽉 쥐었다. 분노는 날카로웠지만, 그날 해야 할 일이 분노를 터뜨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오늘은 살아 있는 사람의 말을 지울 수 없게 만들자.” 그녀의 말에 진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남관역에는 소규모 공개 기술 검증도 예정되어 있었다. 입회인은 모두 물품과 기록의 공개 범위를 확인한 뒤 서명했다. 백여명이 보낸 전보는 허용된 부분만 낭독했고, 개인 명부는 여전히 봉인했다. 장재휘는 잔광 확인기와 구형 복귀등의 표준 시험값을 비교했다. 표시 시계의 네 시 십칠 분과 공식 사고 시각인 네 시 이십 분의 차이는 재현 가능한 기계 기록으로 남았다. 해당 장비만으로 누가 조작했는지를 밝힐 수는 없었지만, 두 기록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었다. 소담은 결과를 기록하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다. “열두 해 동안 우리가 하나의 시각만 믿어 왔군요.” “믿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진혁이 말했다. “그렇게 믿게 만든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역장은 장부 수정 절차를 개시했다. 원래 기록을 지우는 대신 ‘이의가 제기된 인수 표시’로 별도 표기하고, 대응하는 원본과 전보 사본의 보관번호를 연결했다. 이것은 계약을 일괄 무효로 만들거나 모든 피해자의 권리를 확정하는 판결이 아니었다. 단지 이전까지 확정된 것처럼 취급된 기록을 다시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첫 단계였다. 도건익은 끝까지 그 장면을 지켜봤다. 그가 협조해 제출한 회사 지시서는 정식 보전되었다. 회사 본사에서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도건익은 창고 보수 책임에 관한 별도의 조사에는 응하겠다고 말했다. 다친 직원들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소식이 그를 바꾼 것인지, 더 큰 책임을 피하기 위한 계산인지 진혁은 알 수 없었다. 오후에 도착한 하서린의 전보에는 임시 가동 중지가 유지된다는 짧은 내용이 있었다. 왕도 감정청은 남관역의 이의 기록을 접수했고, 관련 장치의 재가동에는 새 검증 결과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한편 유나와 한서겸의 실제 행적에 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진혁은 그것이 조금 답답했지만, 하루 만에 열두 해의 문제를 판결할 수 없다는 사실도 받아들였다. 역 앞에서는 방금 구조된 직원들의 상태를 묻는 사람이 많았다.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한숨을 돌렸다. 소담은 그 소식을 게시판에 쓰기 전에 가족들의 동의를 받았다. 작은 도시에서는 소문이 잘 퍼졌다. 그래서 당사자가 공개하기 싫은 것까지 떠벌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진혁은 게시판 아래 서서 일을 보았다. 며칠 전에는 이 역의 사람들이 낯선 조사자를 귀찮은 손님처럼 바라봤다. 지금은 몇 사람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 인사가 사건 해결에 대한 칭찬이라기보다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 애쓴 데 대한 감사라는 사실이 좋았다. 회의가 끝나자 남관역 밖의 작은 광장에서 중고 부품 경매가 다시 열렸다. 사고 이후 판매가 잠시 멈췄지만, 역에는 여전히 수리해야 할 기계가 많았다. 진혁은 장재휘가 손질한 잔광 확인기를 조심스럽게 상자에 넣었다. “이거 이제 어디에 팔까요?” 라일이 물었다. “안 팔 겁니다. 적어도 검증이 끝날 때까지는요.” “그럼 또 돈이 안 되잖아요.” “가끔은 돈을 벌려고 샀다가 사람을 돕는 물건도 생기는 겁니다.” “가끔이 아니라 매번인 것 같은데.” 그 말에 카렌까지 웃었다. 세리아는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장부를 펼쳤다. 이번 조사에 사용한 은화, 숙박비, 식사 비용, 수리비가 적혀 있었다. 진혁은 줄어든 자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왕도에서 시작해 남관역까지 왔지만 부자가 되기는커녕 더 가난해졌다. 그때 재휘가 한 상인을 데리고 왔다. 남관역 남쪽의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진혁이 경매에서 구매한 신호 장치의 수리 과정을 보고, 공장에 남아 있는 낡은 레버 설비도 감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례금은 금화 한 닢, 실제 사용 가능한 대체 부품을 찾아 주면 추가로 은화 스무 닢을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진혁은 잠시 망설였다. 조사 때문에 며칠 더 남아야 했으므로 수익이 필요했다. 그러나 일행에게는 쉬는 시간도 필요했다. “오늘은 안 됩니다. 내일 오전에 방문해서 먼저 설비의 상태를 보고 정식 견적을 내겠습니다.” 상인은 그 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먼저 확인하겠다는 사람이 믿음직하다고 했다. 라일이 진혁의 어깨를 쳤다. “드디어 감정사다운 수익 모델을 찾았군요.” “그동안은 뭘 했다는 겁니까?” “남의 인생을 무료로 바로잡아 주는 자선사업?” 진혁은 대꾸하지 못했다. 말에 절반쯤 진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가 지기 전 배옥선이 찾아왔다. 그녀는 오래된 우편함의 철사를 새것으로 바꿨다고 했다. 며칠 전만 해도 반송 우편함은 버려진 물건에 가까웠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곳에 정식으로 되돌려 보내야 할 편지를 넣고 있었다. “난 이 우편함이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 잊고 살았어.” 옥선이 말했다. “너희가 와서 기억났지.” 라일은 망가진 별 모양 표식 옆에 선을 하나 더 그리려다가 손을 멈췄다. 옥선이 그것을 보고 말했다. “나중에 네가 누구였는지 알게 되면, 그때 새겨. 옛날의 너에게 지금의 이름을 억지로 붙이지 말고.” 라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는 아직 찾지 못한 이름과 기억이 많았다. 하지만 처음 남관역에 도착했을 때처럼 빈자리 앞에서 얼어붙지는 않았다. 무엇을 모르는지, 어디서 확인해야 하는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여관으로 돌아온 카렌은 아버지의 검을 꺼내 마른 천으로 닦았다. 오래전 레온은 남관역 같은 곳에서 무슨 일을 보았을까. 검집 안쪽에 남은 작은 상처는 전투의 흔적보다 오랜 여행에서 생긴 마모처럼 보였다. 카렌은 지금까지 아버지가 남긴 기록을 정답처럼 여기려 했지만, 어쩌면 그도 이곳에서 확인하지 못한 질문을 많이 남겼을지 몰랐다. 진혁이 문을 두드려 들어오자 그녀는 검을 내려놓았다. “지금쯤이면 아버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더 많아요.” “저도 많습니다. 다만 오늘은 카렌 씨가 직접 확인한 걸 믿어도 되겠죠?” 카렌이 그를 바라봤다. “예를 들면요?” “위험할 때 누가 먼저 사람을 구하러 갔는지요.” 카렌은 눈을 내리깔았다. 곧 희미하게 웃었다. “당신도 밖에서 자기 일을 했어요. 그 덕에 길을 찾았고요.” 둘 사이에 길지 않은 침묵이 흘렀다. 진혁은 평소 같았으면 쓸데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꿨겠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서로의 일이 필요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그날 밤 소담이 진혁에게 작은 복사본을 건넸다. 제9반송함의 마지막 페이지에 붙어 있던 노란색 송장 조각이었다. 오래전에 누군가 찢어낸 듯한 모서리에는 왕실 금고의 문장과 화물번호가 함께 남아 있었다. “이게 왜 이제야 나왔죠?” 진혁이 물었다. “개인 명부와 다른 봉투에 있었어요. 열람 범위를 다시 확인하느라 늦었습니다. 원본은 여전히 보전 중이고, 이건 공개 가능한 부분만 복사한 겁니다.” 그는 종이를 손바닥 위에 놓았다. 희미한 문구가 나타났다. [대상: 제998호 원부 이관 송장.] [발송지: 남관역 제9반송구.] [도착지: 왕도 중앙 비축고 하부.] [수취 확인: 미완료.] [현재 상태: 반송 요청 유효.] 진혁은 눈을 들었다. 왕도의 영번 감정대는 가동이 멈춰 있었다. 남관역의 거짓 인수 기록은 문제 있는 기록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최초 거절 기록이 가야 할 마지막 장소는 여전히 왕도 깊은 곳에 있었다. 세리아가 복사본을 보더니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유나는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물건을 잠그는 금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의 결정을 잠그는 금고야.’ “돌아가야겠군요.” 카렌이 말했다. 진혁은 잠시 창밖을 보았다. 남관역 플랫폼에서는 늦은 열차가 조심스럽게 출발하고 있었다. 젖은 선로에 황동등이 비쳤고, 수리한 신호탑이 어둠 속에서 작게 빛났다. 그 빛은 황금도시의 보석보다 소박했지만 누군가 돌아갈 길을 찾을 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돌아가되,” 진혁이 말했다. “이번에는 경매부터 확인합시다. 왕도 중앙 비축고의 오래된 반출품이 다음 달 특별 경매 목록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라일이 웃었다. “드디어 돈 냄새가 나는군요.” “아뇨. 위험한 계약 냄새요.” 그의 손바닥에 한 줄이 더 나타났다. [새 감정 대상 확인: 왕도 중앙 비축고 하부 제0보관실.] [등록 상태: 경매 출품 준비.] [주의: 낙찰 대상에 소유권이 없는 품목 포함 가능.] 진혁은 서둘러 수첩에 적었다. 다음 경매에서 팔려는 것이 금이나 보석만은 아닐 것이다. 남관역에서 되찾은 것은 거래할 수 없는 사람들의 거절권이었다. 왕도에는 그 거절권을 다시 물건으로 만들려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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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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