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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20화
PAYLUA ORIGINAL · 제120화

120화. 돈의 주소와 사람의 주소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60자

오프라인 책장
김태오가 받은 봉투에는 아무런 금화도 들어 있지 않았다. 대신 오래된 결제 지시서의 표목 사본과 흰 종이 한 장이 있었다. 발신인은 동부 보관 대리점. 서명과 기관 표식이 있었다. 익명의 종이배와는 달리 회신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보관 중인 결제 지시서 관련 원 접수 기관의 정정 의견이 확인되어 안내합니다.] 태오는 내용을 천천히 읽었다. 그가 예상했던 것은 최종 수취인의 이름이나 지급 완료 여부였지만, 회신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지시서 수신 주소 정정: 금전 수취처가 아닌 보증서 보관처로 송달 목적 변경.] “보증서 보관처?” 리네아가 그의 어깨 너머로 글씨를 읽었다. “돈을 받는 곳이 아니라 종이를 보관하는 곳이었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읽히지만, 실제로 그 지시가 변경됐는지는 원본과 정정 근거를 확인해야겠죠.” 태오는 봉투에 수령 시각을 적었다. 금화가 없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질문은 아주 구체적이었다. 계정 47과 연결된 외부 결제 지시가 왜 돈을 보내는 주소에서 보증서를 보관하는 주소로 바뀌었는가. *** 세딘은 원본 열람 범위를 조정하는 공식 회의를 열었다. 디아나와 마르셀, 발카스 측 바렌, 이해관계 있는 세입자 대표가 참석했다. 태오는 개인이 볼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자료를 억지로 요구하지 않았다. “이번 회신은 오래된 지시서의 정정 의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한 겁니다.” 세딘이 말했다. “정정 의견을 받아들였는지, 실제 결제나 보증서 발행이 뒤따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금화가 보관 대리점으로 간 증거는 없군요.” 태오가 물었다. “현재 제공된 범위에서는 없습니다.” “보증서 자체가 있습니까?” “보관 대상 목록은 있습니다. 실물 존재와 내용 검증은 별도 절차입니다.” 태오는 한숨을 쉬었다. “또 목록이군요.” 마르셀이 웃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목록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고 있잖습니까.”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에는 돈이 잠긴 금고를 상상했다. 이제는 돈이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만들어졌을 수도 있는 보증서를 찾아야 했다. *** 발카스는 뜻밖에도 조용했다. 그는 한동안 문서 표목을 보더니 말했다. “내가 일곱 해 전에 금고를 내 소유라고 생각한 까닭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군.” “왜요?” 태오가 물었다. “내 자산관리실에서 보증서를 금고 자산 목록에 포함해 보고했을 수도 있다. 그게 진짜 내 재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바렌이 곧바로 덧붙였다. “당시 목록의 회계 분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서가 있다 해도 그 가치와 권리자는 발행 근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태오는 놀라지 않으려고 했다. 고대 드래곤이 옛 회계를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은 이미 여러 번 드러났다. 하지만 보증서를 자기 재산으로 생각했다면, 그 오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붙잡아 두었을까. “제 보증금 반환은 이 자료와 별개로 계속하시겠죠?” 발카스가 대답했다. “그렇다. 예순다섯 닢은 내 채무다.”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조용히 그 말을 들었다. 수천 년을 살아온 드래곤이 자신의 빚을 인정하는 장면은 여전히 특별했다. “지급 재원은 검토 중이지만, 금액을 부풀려 발표하지는 않겠다.” 태오는 미소 지었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말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각자 계약에 따라 확인하겠다.” *** 오후에 리네아는 독립 중개 사무실의 새 간판을 달았다. 태오는 약속대로 기록방 문을 잠시 닫고 그녀를 도왔다. 두 사람은 간판이 살짝 기울어졌다는 이유로 토른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가 만든 선반은 잘 쓰고 있으면서 간판 하나는 못 달아?” “원래 남의 전문성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편리한 말이군.” 토른은 지지대를 바로잡고 간판의 수평을 확인했다. 리네아가 감탄했다. “역시 장인님이세요.” “다음에는 견적서부터 받겠다.” 태오가 곧바로 물었다. “이번에는요?” “오늘은 친구의 간판이니 무료다. 단, 식사는 사라.” “그건 확실한 계약이군요.” 세 사람은 함께 웃었다. 간판에 적힌 이름은 리네아의 것이었다. 태오는 그 이름이 자기 기록방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바라봤다. ***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소피와 로벤, 헤스도 잠시 들렀다. 리네아는 개업을 축하하는 작은 음식을 준비했고, 헤스는 직접 구운 빵을 가져왔다. 다렌 코르와 아델 마린은 다른 일정 때문에 오지 못했지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제 이 동네에 서류를 제대로 읽는 집이 두 군데나 생겼네요.” 로벤이 말했다. “저쪽은 중개 사무실이고, 여긴 기록방이에요.” 태오가 대답했다. “사람들은 둘 다 찾아오겠지.” 리네아가 웃었다. “그러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말씀드릴게요.” 소피의 아이가 물었다. “드래곤도 여기 와요?” “가끔요.” 태오가 말했다. “그럼 간판이 불타지 않을까요?” “안 타게 해 달라고 부탁해야겠지.” 그 순간 문밖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언제 남의 간판을 태웠느냐?” 발카스였다. 그는 작은 화분 하나를 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잠깐 굳었다가 소피의 아이가 먼저 웃자 함께 웃기 시작했다. “이건 축하 선물이다.” 발카스가 말했다. 태오는 화분을 바라보다 물었다. “보증금과는 별개죠?” 드래곤은 이미 익숙하다는 듯 대답했다. “별개다. 예순다섯 닢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에는 바렌이 웃었다. *** 늦은 밤, 모든 손님이 돌아간 뒤 태오와 리네아는 새 간판 아래에 섰다. 푸른 글씨가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다. “우리 둘 다 여기까지 왔네요.” 리네아가 말했다. “전 처음엔 보증금을 못 받으면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요?” “받아야 할 돈은 받아야죠. 하지만 그 돈을 기다리는 동안 제 삶을 멈출 필요는 없다는 걸 배웠어요.” 리네아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럼 바다 여행은요?” “달력에 표시한 날에 갑시다.” “정말요?” “네. 긴급한 일이 생기면 미리 연락하고요.” 그녀는 웃더니 한 걸음 다가와 그의 옷깃을 고쳐 주었다. “그때는 일 생각 조금만 해요.”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노력만요?” 태오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날 하루는 당신과 보내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리네아는 대답 대신 가볍게 입을 맞췄다. 태오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수백 장의 서류가 그날을 대신 살 수는 없었다. *** 정정 의견이 담긴 봉투를 확인하는 자리에서 디아나는 문서 표제와 실제 목적을 다시 대조했다. 원래 수신지 변경 요청은 오래된 청산 준비실의 직책 이름으로 되어 있었지만, 그 직책자가 누구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문서를 옮기는 요청과 돈을 지급하는 지시를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뭘 먼저 확인해야 할까요?” “정정 의견의 원본이 실제로 승인됐는지, 승인됐다면 어떤 문서에만 적용됐는지, 그리고 보증서라는 물건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요.” 발카스가 불쾌한 듯 말했다. “보증서 하나 보려는데도 이렇게 많은 단계가 필요한가?” “그 보증서가 누구의 권리를 나타내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태오가 답했다. “내 자산관리실 목록에 있었던 물건이다.” “그 목록에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지만, 발카스 님의 것이라는 결론은 별도입니다.” 드래곤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래. 또 그 말이군.” “이번에는 잘 기억하셨네요.” 바렌이 서둘러 두 사람 사이에 새 접수서를 놓았다. 마르셀은 양쪽의 이해관계를 별도로 기재했다. 태오는 보증금 반환 채권자로, 발카스는 당시 보증서 관련 장부를 제출한 주택 소유주로, 다른 세입자들은 각자의 계약 관련자로 남았다. *** 점심 무렵에는 로벤이 뜻밖의 물건을 들고 왔다. 낡은 나무 상자 안에 작은 황동 표찰이 있었다. 표찰에는 여러 해 전 운송물품을 정리할 때 쓰던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이걸 아직 가지고 계셨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버리려고 했는데 망치자루 고치는 데 쓸 수 있을 것 같아 남겨 뒀소.” 번호는 G-2였다. 그것이 보증서 보관소와 관련된 표식인지 알 수는 없었다. 로벤은 옛 운송함에 붙어 있던 일반적인 자산표일 뿐이라고 했다. “제가 본 적 있는 표식 같아서 가져오셨군요.” “맞소. 하지만 이게 그 사건의 물건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소.” 태오는 조심스럽게 웃었다. “로벤 씨도 이제 중요한 구분을 하시네요.” “네가 하도 말하니까 귀에 익었지.” 그는 표찰의 사진만 찍고 로벤에게 돌려주었다. 원본을 맡기거나 세부 이동 기록을 검증할 필요가 생기면 그때 다시 허가받기로 했다. 번호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람의 소지품을 무턱대고 가져올 수는 없었다. *** 이날 오후 기록방에는 아이들이 찾아왔다. 아델 마린의 문해교실에서 장부를 배우고 싶어 온 학생들이었다. 태오는 교실 방문 대신 좁은 작업장 한쪽에 의자를 놓아 짧은 수업을 진행했다. 어린 학생들은 그의 보증금 이야기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다. “드래곤은 정말 커요?” “네. 지붕보다 큽니다.” “그럼 돈도 엄청 많겠네요.” “돈이 많다는 말과 내 돈을 제때 돌려준다는 말은 다를 수 있어요.” 아이들이 웃었다. 태오는 작은 동전 그림 세 개를 칠판에 그렸다. “약속한 돈, 받은 돈, 아직 받을 돈을 구분해 보세요.” 한 아이가 손을 들었다. “받을 돈이 있다고 적으면 그 돈이 실제로 생겨요?” “아직은 아니에요. 그 약속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이 되고, 실제로 받을 때 다시 적어야 해요.” “그럼 드래곤이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떻게 해요?” “도와줄 사람을 찾고, 계약서를 확인하고, 할 수 있는 절차를 밟는 거죠. 무턱대고 드래곤과 싸우면 위험하니까요.”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자신이 아주 옛날부터 이런 일을 하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사실은 불과 얼마 전까지 계약서 한 장 때문에 밤잠을 설쳤을 뿐이었다. *** 수업이 끝난 뒤 태오는 리네아의 새 간판을 바라보러 갔다. 간판을 단다고 해서 중개인이 되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일을 해 왔다. 다만 오늘은 그 일이 자신의 이름으로 더 또렷하게 보이는 날이었다. “멋지네요.” 태오가 말했다. “진짜로요?” “네. 이건 당신이 선택한 색이고 당신이 지켜 온 일이니까요.” 리네아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웃었다. “처음에는 드래곤 집을 소개한 게 제 실수였다고만 생각했어요.” “그 과정에서 고지할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던 건 고쳐야 할 일이었죠.” “그렇죠. 그래서 이제는 고객에게 중요한 정보를 더 분명히 알리고 있어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중개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리네아는 그의 손을 잡았다. 어느새 두 사람은 서로가 실수했던 과거를 지워 주기보다, 그 일 뒤에 무엇을 배웠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태오는 잠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오늘은 제가 놀릴 틈이 없네요.” “가끔은 제가 먼저 해야죠.”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그의 팔을 살짝 때렸다. “정말 많이 늘었어요.” 태오는 웃었다. 설령 내일 또 새로운 서류가 나오더라도, 오늘은 두 사람의 새로운 간판을 축하하는 날이었다. *** 자정 직전 세딘의 마지막 통지가 도착했다. [옛 동문 환전소 외부 결제 지시 E-47/4 관련 정정 의견의 공식 원본 목록 확인. 수신 변경 목적지: 구 보증서 보관소. 보존 위치 검증 및 이해관계자 제한 대조 신청 가능.] 태오는 장부를 펼쳤다. [보증금 원금 300금화. 실지급 235금화. 잔액 65금화.] [환전소 폐업 후 19일 도장: 사후 인계 대조용일 가능성 확인, 특정 금전 지급 승인 여부 별도.] [E-47/4: 외부 결제 지시 → 반송·보완 → 보증서 보관처 정정 의견. 실제 현금 지급 미확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줄을 더 적었다. [121화 이후의 질문: 보증서는 누구의 권리를 보장하려고 만들어졌는가?] 그는 종이의 끝을 눌러 접고 책을 덮었다. 내일은 그 질문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리네아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검은 산맥 위로 달이 떴다. 거대한 드래곤의 그림자는 멀리 있었지만, 이제 그 그림자가 모든 약속을 삼킬 수는 없었다. 태오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전세금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찾아낸 것은 도망간 돈의 주소가 아니라, 아직 읽지 않은 약속의 주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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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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